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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6-12-17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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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박주동
 조회 : 2,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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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모내기가 끝난 논의 벼들이, 추수하여 우리의 식탁에 올려지기까지는 수 개월의 시간이 흘러가야 합니다. 그 기간을 보내는 농부가 하는 일은 모를 잘 관리하는 것입니다. 적당히 물을 공급해 주고, 영양분을 공급해 주고, 불필요한 잡초를 뽑아주고, 바람에 쓰러진 벼들을 세워주는 등의 일입니다. 아무리 오랜 농사 경험을 가진 노련한 농부라할지라도 자신이 심은 '모'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에만 전념할 뿐 '모' 자체의 키를 자라게 할 수는 없습니다. 모 자체의 키가 자라는 것은 '모'자체가 가진 생명력에 달려 있습니다. 어느 정도 경험이 있는 농부라면 하루하루 키가 자라지 않는 것 같은 느낌 때문에 "모가 자라지 않는 것은 아닐까?"하고 '근심'하는 일은 없습니다. '모' 자체가 가진 생명력을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대자연의 '순리'를 거슬릴 수는 없기에 자연을 관장하는 어느 대상에게 "겸손한 기도"를 올리 뿐입니다. '벼' 뿐 아니라 우리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대자연은 그러한 '생명의 법칙'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유지해 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사람의 손이 가지 않더라도 자연 속에 존재하는 식물들은 자신이 가진 '생명력' 속에서 생성과 소멸을 자연스럽게 반복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자연의 존재 방식은 그 속에 살아가는 인간들에게 '귀중한 메시지'를 던져 주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순리'입니다. 그 무엇보다 강한 생명력을 지닌 존재가 있다면 바로 '인간'입니다. 인간의 생명력은 자기 자신의 생명을 보존하고 확장해 나갑니다. 스스로 존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타인을 섬길 수 있는 '생명력'까지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명력을 가진 존재임에도불구하고 우리의 삶이 대자연과 같이 조화롭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유지되지 못하고, 깨어지고, 일그러지고, 상처나고, 파괴되는 까닭은 무엇입니까? 바로 '순리'를 거스리는 우리의 '조급함' 때문입니다. 우리가 왜 이렇게 조급해진 것입니까? 우리는 무엇때문에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까? '남들도 그렇게 살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럼 우리가 남들처럼 살고자 하는 까닭은 무엇입니까? 대부분의 경우 그것은 '욕심' 때문입니다. 남들처럼 살고자 하는 것은 남과 동일하게 살고자 함이 아니라 실은 남보다 더 앞서고, 더 소유하고, 더 행복해지고자 하는 마음 때문입니다. 이러한 우리의 성향은 대개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영역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사람마다 자신이 가장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이 사소해 보이는 것일 수도 있고, 누가보더라도 거창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사람은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 대상에 대해서는 그 대상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만큼 강한 '집착'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집착'은 결국 그 대상을 '소유'하기 위한 집착이기에, 그 부분에서만큼은 남보다 더 앞서 가기를 갈망하게 되고, '조금함' 속에 쉽게 빠져들게 됩니다. 자녀를 둔 부모의 경우 자신들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대상은 주로 '자녀들'에게 있습니다. 오늘날 '자녀교육'의 모습을 보십시오. 경제적으로 힘들어질 경우, 지출 목록에서 가장 늦게까지 살아 남는 것은 '자녀교육'일 것입니다. 미래에 대해 더 불확실한 사회가 되고, 미래에 대한 불안지수가 높아질수록 부모들은 더 힘써 '자녀교육'에 매달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근본적인 이유는 '자녀사랑'에 있습니다. 많은 부모들이 힘든 노동의 짐을 말없이 짊어지는 가장 주된 이유는 가족의 부양에 있고, 특히 자신들이 생명처럼 사랑하는 '자녀양육'에 있습니다. 자녀에 대한 부모의 헌신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을 것입니다. 자신의 생명을 깎아서 아낌 없이 내어주는 그러한 부모의 헌신을 통해서 우리의 자녀들은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다음 세대의 부모들로 자라나게 됩니다. 그런데 '자녀사랑'에 뿌리를 둔 '자녀교육'이며, 그것이 자신의 뼈를 깎는 헌신임에도불구하고, 많은 경우에 있어 '건강한 자녀교육'에 실패하는 까닭이 무엇입니까? 건강한 자녀교육을 통해서 부모들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은 아마 '자녀와 지속적인 사랑의 관계'를 맺는데 있을 것입니다. 인격적인 신뢰관계 속에서 서로 사랑하며 살 때 인간이 가장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행복이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며 양육했던 자신의 자녀와 이루어져야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이러한 '자녀교육'이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의 관계를 맺는데 실패하는 까닭이 무엇입니까? 그것은 자녀에 대한 사랑이 자녀만을 위한 사랑이 아니며, '자녀사랑'의 많은 부분이 실은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자녀사랑'이 자기 사랑에 눈 먼 사랑일수록 부모는 자식에 '집착'하게 되고, 자녀에 대한 집착은 필연 '소유에 대한 집착'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소유에 대한 집착을 지닌 부모들은 자녀들을 온전한 '한 인격체'로서 바라보지 못하고 언제나 자신의 일부로 귀속시키려 합니다. 소유에 대한 집착이 강할경우 인간은 쉽게 '조급함'에 빠져 버리듯이 자신의 것으로 소유하려는 집착이 강한 부모들은 자녀교육에 있어서도 '조금함'을 나타내게 됩니다. 그리고 자녀교육에 대한 조급함은 자녀교육에 대한 '순리'를 거스리게 됩니다. 부모들이 양육하는 자녀들 속에는 스스로가 가진 '강한 생명력'이 있습니다. 많은 경우 아이들은 어른의 섬김을 받지만 동시에 타인을 섬길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아이들이 자라가는 방식은 대자연이 '순리'에 의해 존재해가는 방식과 다르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이 가진 생명력 속에서 때를 따라 스스로 자라갑니다. 이러한 자녀들을 위해 부모들이 해야 할 일은 모내기를 한 후 농부가 해 주어야 할 일과 다르지 않습니다. 가장 먼저는 '모'가 자연의 순리를 거슬리더라도 빨리 자라줬으면 하는 '조급함'을 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모가 가진 생명력을 의지해야 합니다. 그와 같이 부모들은 우리 아이들이 자연의 순리를 거슬리더라도 빨리 자라 줬으면 하는 '조급함'을 버려야 합니다. 아이들이 가진 무한한 생명력을 의지해야 합니다. 부모들이 해야 할 주된 일은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는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있습니다. 아이들의 건강에 필요한 '음식'을 제공하는 일, 발달단계에 필요한 교육적 환경을 제공하는 일,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는데 필요한 주위 환경을 제공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가장 많은 시간동안 거해야 하는 가정환경을 건강하게 유지해 가는 일이 가장 필요할 것입니다.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 후, 부모들은 아이들이 그 속에서 무럭무럭 잘 자라 갈 것을 신뢰하고 기다릴 수 있어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아이들도 속성으로 양육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마치 농부가 매일 조금씩 모를 잡아 당기면 더 빨리 자랄 것으로 착각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러한 어리석은 방식으로 자녀를 양육함으로, 자녀들의 발달에 불균형을 초래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은 대분의 부모들이 자녀교육에 있어서 이러한 문제를 지닌체 살아가고 있고, 그로인해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야 할 자녀와의 거리가 조금씩 멀어지는 것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우리 자신들이 취해야 할 행동은 '자연의 순리'대로 돌아가는 일입니다. 농부의 '조급함'과 '집착'이 농사를 망치듯이 자녀에 대한 '조급함'과 '집착'이 자녀의 생명뿐 아니라 자신의 생명조차 파괴해버립니다. 먼저는 '조급함'과 '집착'을 버리고 자녀 안에 있는 강한 생명력을 신뢰하고, 그것을 의지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시작될 때 적어도 자녀교육에 있어서만큼은 모를 바라보며 편안히 단잠을 자는 농부의 평안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그 평안 속에서 자녀가 건강하게 자라기 위한 좋은 환경을 만들어간다면 아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건강하고, 생명력이 충만한 모습으로 때를 따라 자라갈 것입니다. 그것을 지켜 보는 '행복한 하루' 그 자체야말로 실은 우리와 우리 자녀들이 누려야 하는 '소중한 행복'입니다. 일반 아이들과 발달지체 아이교육을 함께 생각하며 쓴 글입니다(박주동-푸른나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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