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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6-01-1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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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포커스]-"하느님, 나에게 왜 이런 시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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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세용
 조회 : 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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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걸음 걷고 나서 혼절, 또 혼절... '툭' 하면 까무라치기 일쑤 호사다마라 했던가. 94년 7월 결혼을 하고 그 이듬해 꿈에도 그리던 득남을 하면서 부러울게 없던 함영정씨에게 불행의 그림자가 드리운 건, 승철이가 돌이 다가올 무렵 쯤이었다. 갑자기 경기(警氣)를 하며 가끔 혼절을 할 때만 해도 그리 크게 놀라지 않았다. 그러나 흔히 아기들에게 나타나는 일반적인 경기로 오인한 게 큰 화근이 됐다. 날이 갈수록 경기와 혼절의 빈도가 자주 발생됨으로 인해 급기야 종합병원을 찾기에 이르렀다. "큰 병원으로 가 보시죠. 원인을 잘 모르겠습니다." 종합병원에서 조차 확실한 진단이 나오질 않았다. 근심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커져갔고 두려움과 절망감에 치를 떨어야 했다. "왜 하필 나입니까.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하늘을 원망했다. 서러워서 통곡했다. 모든 세상이 까맣게 보였다. ◆방황,갈등,고뇌... 못 마시는 술을 목젖에 달고 살았다. 어깨에 짓눌린 세월의 무게를 조용히 내려놓고 싶었다. 오늘도 핏덩어리는 헐떡거리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절규를 토해내고 있다. 세상이 나를 버린 것만 같아 서글펐다. 부부싸움도 빈번하게 벌어졌다. 모든 악재가 자신에게만 쏠려있는 것 같아 불안했고 그럴수록 한숨과 고뇌는 늘어만 갔다. ◆그래, 포기는 없다. "누구를 믿고 태어난 앤데..." 어느날인가 우연히 승철이의 맑고 고운 두 눈망울과 겹쳤다. 그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짐을 느꼈다. 마치 '아빠'라고 부르는 환영을 보는 듯 했다. 승철이의 환한 미소는 천사의 신비스러움을 그대로 본뜬 듯 예쁜 자태로 분출됐다. 그순간 회한의 눈물을 흘리지 않을 부모가 또 어디 있을까. ◆승철이, 서울행 항공기에 몸을 싣다 태어난지 1년만에 비행기를 타는 영광을 안았다. 승철이가 간 곳은 연세대의 세브란스병원이었다. 검진결과 입원가료와 함께 약물치료의 지시가 떨어졌다. 그러나 상태가 조금 낫다 싶더니 한 달 후에 다시 재발하는 등, 속수무책인 상태로 악화돼 갔다. 죄없는 담배만 연신 피워대던 함영정씨는 배수진을 치기로 작정했다. 국내 최고 권위자인 서울대병원 황용승 박사를 찾아가기로. ◆승철이, 뇌파검사를 받다 이번에는 세브란스병원을 나와 서울대병원으로 갔다. 뇌파검사와 함께 일주일 테스트 기간을 거친 후 나온 검진 결과는 뜻밖에도 '소아 경기로 인한 발달장애'라는 판정이었다. 그리고 수술과 약물치료의 두 가지 방법 중 우선 약물치료를 시도해 보자는 권고를 황 박사로 부터 제안 받았다. ◆눈물 겨운 '재활드라마' 승철이의 발작은 약으로도 쉽게 제어되지 않았다. 통제가 안 되니 수족과 온 몸을 칭칭 묶어 놓고 지내다 시피 했다.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다. 잠을 자는 시간 외에는 시도때도 없이 울부짖었다. 엄마와 아빠가 번갈아가며 간호했지만 역부족일 때가 허다했다. 역경은 오기를 유발시킨다던가! 힘에 부칠수록 부부는 악착같이 매달렸다. 그러기를 두 달여. 드디어 서광이 비추기 시작했다. 승철이의 발작은 조금씩 잦아들기 시작했고 묶어 놓아던 동아줄은 하나 둘 씩 풀려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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