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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8-2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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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pku
 조회 : 2,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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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초등 고학년의 여아입니다.
아이가 6-7개월 무렵부터 심한 분리불안이 있었습니다.
엄마 품을 떨어질 줄 몰랐고 말도 늦는 편이었지만 그냥 늦되거니, 성격이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인지적인 부분이 정상적이었고 부모와 함께 있을 때는 명랑하고 잘 놀았으니까요.
초등 전까지는 남(한 달에 한 두번 보는 조부모 포함)과 눈도 안마주치고 말도 안섞고 인사도 안했습니다.
묻는 말에 대답도 안했고요. 낯선 상황에서 많이 울었고요.
그러나 매일 보는 어린이집 친구들이나 교사와는 무척 잘 놀고 영리한 편이었습니다.
초등에 들어가서는 학교 생활 잘하는 모버생으로 지냈습니다.
아이들과도 잘 지내서 여전히 수줍어하는 편이긴 하지만 아무 걱정도 하지 않았습니다.
초등 1학년때 동생이 생겼는데 엄마의 관심이 나뉘어져서 그런지
그때부터 예민해져 간 듯 합니다. 이제는 다른 방향으로.
유괴, 천재지변, 사건사고에 대한 불안..이 커지는 것 같았습니다.
악몽으로 매일 같이 자자고 잘때마다 울었지만 육아에 지친 저는 혼자 잘 때라고 거절했었지요.
티비 광고도 무서워서 못보고 신데렐라 같은 만화도 무서워 합니다.
위기탈출이나 뉴스는 거의 눈을 뜨고 보지 못하거나 보고나면 악몽에 시달립니다.
그러다 3학년쯤 되니 독..유괴에 대한 상상이 거의 망상 수준이길래,
같이 데리고 자기 시작했고 모래 치료등을 했습니다.
아이는 모래치료를 싫어했고요.
이때부터 신체화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배가 자주 아팠지요.
학교 생활은 여전히 야무지게 했고 친구들과도 놀기도 잘 놀았어요.
낯가림은 조금 나아졌고요.
남편 일로 인해서 외국에 나오게 되었고
외국에서 가족과 더 긴밀한 시간을 지내며 나아지길 기대했는데
한편으론 그렇기도 하지만,(외국에서 학교 생활을 잘하는 것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고 인기도 많았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신체화 증상이 심해져서 거의 매일 두통과 복통에 시달리고,
두통과 복통에 대한 강박적 생각을 끊이지 않고 합니다.
생각과 증상의 악순환의 고리에 들어갔죠.
이제는 '친구를 만나면 배가 아프다' 등의 말도 안되는 룰도 하나씩 더해가고 있습니다.
아이는 겉모습으로 보기에는 다재다능하고 야무진 활발하고 건강하 아이입니다.
가족들 외에는 아이의 속모습을 눈치채지 못합니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격려해주고,
귀국시까지 더 나빠지지 않게 , 릴렉스 하도록 함께 있어주고,
걱정노트도 적어보며 비논리적 사고를 깨뜨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의 분리불안을 그냥 성격탓이라고 생각하며 오래 방치한 것 같은 자책감이 듭니다.
한편, 아이를 키우며 잠재되어 있던 저의 불안감도 새롭게 발견하게 된 것 같습니다.
참 아이는 좌우뇌 불균형이 심한 편입니다.
다중지능검사 결과 좌우뇌 편차가 27 포인트.(2년전)
'비언어성 학습장애'에 해당한다고 하더군요.
아이는 언어성 지능은 최우수 수준으로 뛰어난 어휘구사력과 기억력을 가지고 있지만
문맥을 파악하는 능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져서
일반적인 사고 방법을 벗어날 때가 종종 있습니다.
내년 1월에는 꼭 귀국을 해서 치료를 받으려고 합니다.
우리 아이....치료가 될까요..
우리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도 이런 일로 고통스러워 할까봐 두려운 마음이 듭니다.
또한, 지금 집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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